가. 검사는 다 정상이라는데
이비인후과에서 이석증 치료를 받았고 검사도 정상으로 나왔는데, 몇 달째 어지럽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빙글빙글 도는 것은 아니고, 바닥이 물렁하게 느껴지거나 몸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느낌이 하루 종일 이어진다고 표현하십니다. 그리고 덧붙이십니다. 검사는 다 정상이라는데 저는 계속 어지럽다고요.
이 양상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지속성 체위지각 어지럼입니다. 국제질병분류에 등재된 진단명이며, 만성 어지럼의 흔한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나. 세 가지 상황에서 심해집니다
첫째, 서 있거나 걸을 때 심해지고 누우면 덜합니다.
둘째, 스스로 움직이거나 주변이 움직일 때 심해집니다.
셋째, 복잡한 시각 자극 앞에서 심해집니다. 마트 진열대 앞, 지하철 개찰구, 휴대폰 화면을 빠르게 넘길 때 유독 심하다면 이 특징에 해당합니다.
증상은 석 달 이상, 대부분의 날에 있습니다.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날은 드뭅니다.
다. 대개 시작점이 있습니다
이 어지럼은 대개 무언가 뒤에 시작됩니다. 이석증, 전정신경염, 편두통, 공황 발작, 교통사고나 목 손상이 흔한 선행 사건입니다.
처음의 원인은 회복되었는데 몸이 균형을 조절하는 방식이 그때의 비상 모드에 머물러 있는 상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균형은 평소 전정기관과 시각, 발바닥과 관절의 감각을 함께 씁니다. 그런데 크게 흔들린 경험 이후 시각 정보에 과도하게 기대는 전략이 굳어지면, 시야가 복잡한 곳에서 정보가 충돌하면서 어지럼이 발생합니다. 마트에서 유독 심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라. 목과 턱이 함께 굳습니다
이 어지럼에는 목과 어깨의 지속적인 긴장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지럽지 않으려고 머리를 고정한 채 몸통째 돌리는 습관이 생기고, 그 자세가 다시 목에서 올라오는 감각 정보를 왜곡시킵니다. 넘어질까 봐 조심하는 보행 패턴도 같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이를 악무는 습관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마. 진료에서 확인하는 순서
저는 먼저 증상이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고 심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합니다. 회전감인지 흔들림인지, 누우면 편해지는지, 화면 앞에서 어떤지를 나눕니다.
그다음 상부경추의 가동 범위와 목 근육의 긴장 분포, 턱관절의 상태, 자율신경의 반응을 봅니다. 회전성 어지럼이나 청력 변화, 신경학적 증상이 있다면 그쪽 검사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이 어지럼에서 가장 좋지 않은 대응은 움직임을 줄이는 것입니다. 조심할수록 시각 의존이 강해지고 증상은 굳어집니다. 소이안한의원은 목과 턱, 자율신경의 긴장을 함께 다루면서 움직임을 회복해 가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석증 치료를 다시 받아야 할까요
회전감이 짧게 몰아치는 형태로 다시 나타났다면 이석증의 재발을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눕고 일어나는 자세와 무관하게 하루 종일 흔들리는 느낌이라면 다른 기전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지러울 때 누워 있는 것이 도움이 되나요
급성기에는 안정이 필요하지만, 만성으로 이어진 뒤에는 움직임을 지나치게 줄이면 회복이 늦어집니다. 견딜 수 있는 범위에서 활동을 유지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검사는 정상인데 흔들림이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면, 균형을 쓰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져 있는지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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