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으로 짚어 보십시오
발뒤꿈치가 아프다고 오시면 저는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 손가락으로 짚어 보시라고 합니다.
발바닥 쪽, 뒤꿈치 아래를 짚으시면 족저근막 쪽입니다. 뒤꿈치 뒤쪽 위, 종아리에서 내려오는 굵은 힘줄 자리를 짚으시면 아킬레스건입니다. 같은 뒤꿈치 통증이라도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힘줄 가운데인가, 뼈에 붙는 자리인가
아킬레스건 문제는 여기서 한 번 더 나뉩니다. 뒤꿈치뼈에서 두세 손가락쯤 위, 힘줄 한가운데가 아픈 경우와 힘줄이 뼈에 붙는 자리가 아픈 경우입니다. 이 구분이 실제 관리에서 꽤 중요합니다.
부착부가 아픈 분에게는 발목을 깊이 굽히는 동작이 오히려 자극이 됩니다. 계단 끝에 발을 걸치고 뒤꿈치를 아래로 떨어뜨리는 스트레칭이 대표적입니다. 좋다고 알려진 동작이 모두에게 맞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뒤꿈치 뒤가 신발 뒤축에 눌려 붓고 아픈 경우도 있어, 뒤축의 높이와 딱딱한 정도도 함께 봅니다.
아침 첫걸음이 알려 주는 것
이 힘줄의 전형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첫걸음을 뗄 때 뻣뻣하고 아프다가, 몇 걸음 걸으면 풀리고, 많이 걸은 날 저녁에 다시 아픕니다. 가만히 있는 동안 굳었던 힘줄이 움직이면서 풀리는 모습입니다.
통증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단서가 됩니다. 운동을 시작할 때 아프다가 몸이 풀리면 덜해지고, 끝난 뒤 식으면서 다시 아파지는 흐름이라면 힘줄이 받는 부하가 지금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나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운동 내내 통증이 점점 커진다면 그날의 강도를 줄여야 합니다.
족저근막염에서도 아침 첫걸음 통증이 흔하기 때문에, 이 증상만으로 둘을 나눌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위치를 짚어 보는 일이 출발점이 됩니다. 아픈 자리가 정해져야 맞는 운동과 피할 동작이 정해집니다.
이럴 때는 파열을 의심합니다
운동 중이나 계단에서 갑자기 누가 뒤꿈치를 발로 찬 것 같은 느낌이 들고 퍽 하는 소리가 났다면, 그 뒤로 까치발을 들 수 없다면 파열을 의심합니다. 의외로 통증이 심하지 않아 삐었다고 여기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한 발로 까치발을 들 수 있는지 확인해 보시고, 어렵다면 당일 정형외과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특정 항생제(퀴놀론 계열)를 복용한 뒤 아킬레스건에 문제가 생긴 사례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드신 약이 있다면 꼭 알려 주십시오.
쉬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힘줄 문제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아프니까 쉬면 낫는다는 생각입니다. 쉬는 동안 통증은 줄어듭니다. 그런데 힘줄은 적절한 부하를 받아야 단단해지는 조직이라, 쉬기만 하면 약해진 채로 남습니다. 다시 걷고 뛰기 시작하면 같은 자리가 또 아픈 이유입니다.
2018년 미국물리치료학회 정형분과의 아킬레스건 중간부 진료지침도 완전한 휴식을 피하고 통증이 견딜 만한 범위에서 활동을 이어 가도록 권하며, 만성화된 경우에는 힘줄에 점진적으로 부하를 주는 운동을 권고합니다. 부하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조절하는 것, 그것이 회복의 방향입니다. 어느 정도를 어떤 방식으로 줄지는 아픈 위치와 지금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료에서 보는 것과 집에서 적을 것
진료에서는 아픈 위치를 나누고, 종아리 근육의 긴장과 발목이 굽혀지는 범위, 발의 아치와 걸음걸이를 함께 봅니다. 종아리가 짧고 굳어 있으면 힘줄에 실리는 부담이 계속 커지기 때문에, 힘줄만 다루어서는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골반과 무릎의 정렬까지 이어서 보는 이유도 같습니다. 예전에 발목을 자주 삐었던 분은 발목이 한쪽으로 덜 굽혀지면서 힘줄 한쪽에만 부담이 몰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증이 심한 시기에는 침과 약침으로 종아리와 힘줄 주변의 긴장을 덜고, 발목과 골반의 움직임이 막혀 있으면 추나로 함께 조절합니다. 반응과 회복 속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집에서는 두 가지만 적어 두십시오.
- 아침 첫걸음의 뻣뻣함이 몇 걸음 만에 풀리는지
- 활동한 날 저녁,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얼마나 아픈지
통증의 세기보다 이 두 가지가 회복의 방향을 더 잘 알려 줍니다. 다음 날 아침이 더 뻣뻣하다면 전날 부하가 많았다는 신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아킬레스건이 아플 때 스트레칭을 매일 해도 되나요?
아픈 위치에 따라 다릅니다. 힘줄 가운데가 아픈 경우와 뼈에 붙는 자리가 아픈 경우 맞는 동작이 다르며, 부착부 통증에서는 발목을 깊이 굽히는 스트레칭이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위치를 확인한 뒤 정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아프면 운동을 완전히 쉬어야 하나요?
완전히 쉬면 통증은 줄어도 힘줄이 약해진 채로 남기 쉽습니다. 다음 날 아침 뻣뻣함이 심해지지 않는 범위에서 활동을 이어 가고, 힘줄에 주는 부하를 단계적으로 늘리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얼마나 지나야 좋아지나요?
힘줄은 회복이 더딘 조직이라 주 단위보다 달 단위로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조급하게 부하를 늘리면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단계를 밟는 편이 낫습니다.
파열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갑자기 뒤꿈치를 걷어차인 듯한 느낌이나 퍽 하는 소리가 난 뒤 한 발 까치발을 들기 어렵다면 파열을 의심합니다. 통증이 심하지 않아도 당일 정형외과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