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참는 자세를 보신 적이 있다면
아이가 배변을 참을 때 나오는 자세가 있습니다.
다리를 꼬고 서 있거나, 까치발을 하고 몸을 뻣뻣하게 세우거나, 구석이나 소파 뒤로 숨거나, 엉덩이를 뒤로 빼며 힘을 주는 모습입니다.
부모님들은 이 모습을 보고 아이가 응가를 하려고 힘을 주는 것으로 이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나오려는 것을 막고 있는 자세입니다.
나. 참는 이유는 아팠기 때문입니다
이 행동은 버릇이 아닙니다. 대개 한 번의 아픈 경험에서 시작됩니다.
변이 딱딱해져 항문이 찢어지면 아이는 배변을 아픈 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다음에 신호가 오면 참습니다.
여기서 순환이 시작됩니다. 참으면 변이 대장에 더 오래 머물고 수분이 흡수되어 더 딱딱해집니다. 다음에 나올 때 더 아픕니다. 더 아프니 더 참습니다.
이 순환이 몇 주 이어지면 대장의 아래쪽이 늘어나고, 늘어난 상태에서는 변이 찼다는 신호 자체가 둔해집니다. 아이가 마려운 줄 모르게 되는 것입니다.
다. 속옷에 묻어 나오는 것을 설사로 오해합니다
이 단계에서 부모님이 가장 혼란스러워하시는 일이 생깁니다.
아이가 변비인데 속옷에 묽은 변이 묻어 나옵니다. 설사를 하는 줄 알고 지사제를 찾게 됩니다.
실제로는 딱딱하게 굳은 변이 대장에 차 있고, 그 옆으로 무른 변이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변비가 심해서 생기는 현상이지 설사가 아닙니다.
이 상황에서 아이를 혼내면 상황이 나빠집니다. 아이는 자기가 조절할 수 없는 일로 야단을 맞으니 숨기게 되고, 자존감이 떨어집니다.
라. 언제 시작되는가
시작되는 시기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배변 훈련을 시작하는 시기,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들어가는 시기, 여행이나 이사처럼 환경이 바뀌는 시기입니다.
학교 화장실을 쓰기 싫어서 하루 종일 참는 아이가 많습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앞서 말씀드린 순환에 들어갑니다.
기저귀를 떼는 과정에서 압박이 심했던 경우에도 같은 일이 생깁니다.
마. 확인이 필요한 신호와 가정에서의 원칙
다음은 다른 원인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태어나 첫 배변이 늦었던 경우, 생후 초기부터 심한 변비가 있었던 경우, 배가 계속 불러 있고 구토가 있는 경우, 체중이 늘지 않는 경우, 항문의 위치나 모양에 이상이 보이는 경우, 다리의 힘이나 감각에 변화가 있는 경우입니다. 소아과 확인이 먼저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가정에서의 원칙은 분명합니다.
혼내지 않습니다. 참는 것도 묻어 나오는 것도 아이가 일부러 하는 일이 아닙니다.
먼저 굳은 변을 비워 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단계 없이 식이만 조절하면 잘 되지 않습니다. 방법은 진료를 통해 정하십시오.
그다음이 규칙적인 배변 시간입니다. 식사 후에 위가 채워지면 장이 움직이는 반사가 일어납니다. 이 시간을 이용해 아침 식사 뒤 변기에 오 분에서 십 분 정도 앉는 습관을 만듭니다.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이 바닥에 닿게 발받침을 두십시오. 발이 허공에 뜬 상태로는 힘을 주기 어렵습니다.
저는 진료에서 언제부터인지, 아픈 경험이 있었는지, 참는 자세가 나타나는지, 속옷에 묻어 나오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다음 아이의 식사와 수분, 활동량, 그리고 배가 어느 정도 불러 있는지를 봅니다.
한의학에서는 소아의 변비를 열이 몰려 진액이 마른 경우와 기운이 부족해 밀어내지 못하는 경우로 나누어 접근해 왔습니다. 먹는 것은 잘 먹는데 변이 딱딱한 아이와, 잘 안 먹고 기운이 없으면서 변을 못 보는 아이에게 같은 방향을 쓰지 않습니다.
회복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늘어난 대장이 감각을 회복하는 데 몇 달이 필요합니다. 좋아졌다고 일찍 중단하면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유산균이나 채소를 늘리면 되나요
도움이 되지만 이미 굳은 변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는 그것만으로 부족합니다. 비워 내는 과정을 먼저 거친 뒤에 식이 조절이 힘을 발휘합니다.
관장을 자주 하면 습관이 되지 않나요
필요할 때 정해진 계획에 따라 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참는 순환을 끊는 데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사용 방법과 기간은 진료를 통해 정하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변을 참는 모습이 보인다면, 그 시작이 언제였는지부터 함께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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