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아이를 안는 자세가 문제입니다
아이를 낳고 몇 달 지난 뒤부터 손목이 아프다고 오십니다. 엄지 쪽 손목뼈가 튀어나온 자리가 아프고, 아이를 안아 올릴 때 특히 심하고, 주전자나 프라이팬을 들 때 힘이 안 들어간다고요.
아이를 안을 때의 자세를 떠올려 보십시오. 엄지를 벌려 아이의 머리와 목을 받치고, 손목은 새끼손가락 쪽으로 꺾인 상태에서 무게를 버팁니다.
이 자세가 엄지 쪽 손목을 지나는 힘줄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조합입니다. 하루에 수십 번, 몇 달간 반복되면 힘줄이 지나는 통로에서 마찰과 붓기가 생깁니다.
나. 집에서 확인하는 방법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엄지를 손바닥 안으로 접어 넣고 나머지 네 손가락으로 감싸 주먹을 쥡니다. 그 상태로 손목을 새끼손가락 쪽으로 천천히 꺾어 봅니다.
엄지 쪽 손목뼈가 튀어나온 자리에 날카로운 통증이 생긴다면 이 힘줄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천천히 하십시오. 반동을 주면 자극만 커집니다.
다. 다른 손목 문제와 나눕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위치가 다릅니다. 손바닥 가운데를 지나는 신경이 눌리는 것이라 엄지와 검지, 중지가 저리고 밤에 심해집니다. 통증보다 저림과 감각의 문제가 앞섭니다. 손목 안쪽 가운데를 두드리면 손끝으로 찌릿한 느낌이 갑니다.
엄지 뿌리 관절의 관절염은 조금 더 아래쪽, 엄지와 손목이 만나는 관절 자체가 아픕니다. 병뚜껑을 돌리거나 열쇠를 돌릴 때 아프고, 오래되면 그 부위가 두툼해집니다. 중년 이후 여성에게 흔합니다.
세 가지가 함께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아 진찰에서 나누어 확인합니다.
라. 왜 산후에 잘 생기는가
출산 전후에 이 문제가 많은 데는 몇 가지 조건이 겹칩니다.
아이를 안는 동작 자체의 부담이 가장 큽니다. 여기에 임신과 출산기의 호르몬 변화로 인대와 힘줄 주변 조직이 느슨해지고 붓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수유 중에도 이 영향이 이어집니다.
수면이 부족하고 회복할 시간이 없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힘줄은 쉬는 동안 회복되는데 그 시간이 확보되지 않습니다.
산후에만 오는 것은 아닙니다. 스마트폰을 엄지로 오래 쓰거나, 손목을 반복해서 쓰는 일을 하시는 분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생깁니다.
마. 쉴 수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
이 문제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은 분명합니다. 아이를 안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쉬는 대신 힘이 실리는 방향을 바꿉니다.
아이를 안을 때 엄지에 무게를 싣지 않고 손바닥과 팔뚝 전체로 받치는 방식으로 바꿉니다. 아이 머리를 팔꿈치 안쪽에 얹으면 손목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안아 올릴 때 손목을 꺾지 않고 몸에 가까이 붙여 드는 것도 차이를 만듭니다.
수유 쿠션이나 아기띠를 활용해 손목이 무게를 직접 받는 시간을 줄이십시오. 젖병이나 컵을 들 때 엄지로 집는 대신 손 전체로 감싸 쥐는 습관도 도움이 됩니다.
엄지를 함께 고정하는 보조기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하루 종일보다는 부담이 큰 시간대에 쓰는 편이 낫습니다.
저는 진료에서 통증의 위치를 정확히 짚고, 자가 검사에서 재현되는지 확인한 뒤 엄지와 손목의 움직임 범위를 봅니다. 그다음 팔꿈치와 어깨, 목까지 이어서 확인합니다. 손목만 쓰는 것처럼 보여도 팔 전체와 어깨의 안정성이 떨어져 있으면 손목에 부담이 더 실리기 때문입니다.
산후에는 회복력 자체가 떨어져 있는 시기라 힘줄 문제도 오래갑니다. 손목만 다루지 않고 전반적인 회복을 함께 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파스나 소염제로 버텨도 되나요
급성기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부담을 주는 동작이 그대로면 약을 끊는 순간 돌아옵니다. 동작을 바꾸는 일이 함께 가야 합니다.
얼마나 지나면 좋아지나요
힘줄 문제는 회복이 더딘 편이라 몇 주에서 몇 달을 봅니다. 다만 자세와 동작을 조정하면 통증의 정도가 비교적 이른 시기에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를 안을 때마다 손목이 아프다면, 힘줄에 실리는 방향부터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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