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같은 요요인데 왜 이번에는 더 힘들까
체중이 줄었다가 다시 늘어난 경험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최근 진료실에서 듣는 이야기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주사를 맞는 동안에는 별다른 노력 없이 체중이 내려갔는데, 끊고 나서 몇 달 사이에 예전 숫자로 돌아왔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대부분 같은 말을 덧붙이십니다. 이번에는 예전보다 훨씬 힘들다고요.
저는 이 말을 정확한 관찰로 받아들입니다. 약을 끊은 뒤의 몸은 약을 시작하기 전의 몸과 같은 상태가 아닙니다.
나. 돌아오는 것은 식욕만이 아닙니다
GLP-1 계열 약제는 위가 비워지는 속도를 늦추고 포만 신호를 강화해 자연스럽게 식사량을 줄입니다. 투약을 멈추면 이 작용은 비교적 빠르게 사라집니다. 위 배출 속도가 회복되고, 식전 공복감과 식후 포만감의 폭이 예전으로 돌아옵니다. 여러 임상연구에서도 중단 이후 상당 기간에 걸쳐 체중이 되돌아오는 경향이 반복해 보고되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체중이 줄어드는 동안 몸은 에너지 소비를 낮추는 방향으로 적응합니다. 체지방이 감소하면 렙틴이 줄고, 식욕은 늘어나며 안정 시 대사는 내려갑니다. 감량 속도가 빨랐다면 줄어든 체중 가운데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량의 비중이 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다시 찔 때는 근육이 아니라 지방부터 돌아옵니다. 같은 숫자로 복귀했는데 몸은 더 무겁고 덜 움직이는 상태. 이것이 예전보다 힘들다는 말의 실체입니다.
다. 진료에서 체중을 가장 나중에 묻는 이유
저는 중단 후 체중이 늘어 내원하신 분께 체중부터 여쭙지 않습니다. 먼저 확인하는 것은 네 가지입니다.
투약을 시작하고 중단한 시점과 그 사이 최저·최고 체중의 궤적, 감량이 진행된 속도, 근력과 활동량의 변화, 그리고 수면과 배변의 상태입니다. 이 네 가지가 지금 대사가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한의학에서 비위를 살필 때 보는 것은 얼마나 먹느냐가 아닙니다. 먹은 것을 쓸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느냐입니다. 빠른 감량 뒤에는 소화력과 체력, 회복력이 함께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상태에서 식사량만 다시 줄이면 대사는 더 내려가고 요요의 폭은 오히려 커집니다.
순서를 바꿔야 합니다. 회복이 먼저이고 감량은 그다음입니다.
라. 체중계보다 정직한 네 가지 지표
집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 지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침 공복에 잰 허리둘레, 식사 후 포만감이 유지되는 시간, 계단을 오를 때의 숨참 정도, 잠드는 시각과 깨는 시각입니다.
이 네 가지는 체중이 정체된 구간에서도 몸이 어느 쪽으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식사 후 포만감이 유지되는 시간은 식욕 조절 기능이 회복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데 유용합니다.
마. 줄인 체중을 지킬 수 있는 몸
주사를 계속할지 중단할지는 처방받으신 의료기관과 상의하실 문제입니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 감량하시든, 줄어든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몸을 함께 만들어 두지 않으면 결국 같은 자리로 돌아옵니다.
소이안한의원은 체중 숫자 자체보다 식욕과 부종, 수면과 대사가 서로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확인하고 치료 방향을 정합니다. 지금 무너져 있는 고리가 무엇인지에 따라 접근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주사를 끊고 나서 체중이 돌아왔는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나을까요
재투약 여부는 처방 의료기관에서 판단할 사항입니다. 다만 이전 감량 과정에서 근육과 체력이 함께 줄어든 상태라면, 같은 방식으로 다시 감량할 때 되돌아오는 폭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재시작 전에 지금의 대사와 회복 상태를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중단 후에 체중은 그대로인데 몸이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체중이 같아도 근육과 지방의 비율이 달라지면 체감은 크게 바뀝니다. 계단을 오를 때의 숨참, 앉았다 일어설 때 허벅지의 힘, 손아귀 힘의 변화를 함께 살펴보시고 진료 시 말씀해 주시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주사를 중단한 뒤 체중이 빠르게 돌아오고 있다면, 지금 몸의 대사와 회복력이 어떤 상태인지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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