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테니스를 안 치는데 테니스 엘보

팔꿈치 바깥쪽이 아파서 오셨는데 운동은 전혀 안 하신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진단명은 테니스 엘보라고 들으셨다고요.

이름이 오해를 만듭니다. 이 병은 테니스에서 처음 보고되어 그렇게 불릴 뿐, 실제로 진료실에서 만나는 분들 상당수는 사무직입니다.

하루 여덟 시간씩 마우스를 쓰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이 이 힘줄에 어떻게 부담을 주는지 알면 납득이 됩니다.

나. 손목을 젖히는 힘이 팔꿈치에 모입니다

손목을 위로 젖히는 근육들이 있습니다. 이 근육들은 팔뚝을 따라 올라가 팔꿈치 바깥쪽 뼈의 튀어나온 부분에 한 지점으로 모여 붙습니다.

이 구조가 핵심입니다. 여러 근육의 힘이 좁은 한 자리에 집중됩니다.

마우스를 쓰는 자세를 떠올려 보십시오. 손등이 위로 향한 상태에서 손목이 약간 젖혀져 있고, 검지로 클릭을 반복합니다. 손목을 젖힌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그 근육들은 계속 일하고 있습니다.

강한 힘이 아닙니다. 대신 하루 종일, 몇 년간 이어집니다. 힘줄은 큰 힘 한 번보다 작은 힘의 반복에 이런 식으로 반응합니다.

그래서 물건을 집어 들 때, 문고리를 돌릴 때, 주전자를 들 때 팔꿈치 바깥이 시큰합니다. 손목을 쓰는 동작인데 팔꿈치가 아픈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다. 집에서 확인하는 방법

두 가지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팔을 앞으로 펴고 손등이 위로 가게 한 뒤, 반대 손으로 손등을 아래로 누릅니다. 그 상태에서 손목을 위로 젖히려고 힘을 줍니다.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생기면 이 힘줄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하나는 팔을 편 상태에서 가운뎃손가락만 위로 들어 올리며 저항을 주는 방법입니다. 같은 자리에 통증이 재현되면 같은 방향입니다.

팔꿈치 바깥쪽 뼈의 튀어나온 부분 바로 아래를 눌렀을 때 유난히 아픈 점이 잡히는지도 확인해 보십시오.

라. 목에서 오는 경우와 나눕니다

팔꿈치 바깥이 아프다고 모두 이 문제는 아닙니다.

목의 아래쪽 신경이 자극받으면 팔 바깥쪽을 따라 팔꿈치 부위로 통증이 내려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저림이 함께 있고, 목을 젖히거나 한쪽으로 돌릴 때 증상이 달라지며, 손가락까지 감각 변화가 이어지기도 합니다.

팔꿈치의 힘줄 문제라면 목을 움직여도 통증이 달라지지 않고, 누르면 아픈 점이 분명하며, 저림보다 통증이 앞섭니다.

오래 앉아 일하시는 분들에게는 두 가지가 함께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래서 팔꿈치만 치료해도 절반만 좋아지는 일이 생깁니다.

마. 책상에서 조정할 것

이 문제에서 실질적으로 차이를 만드는 부분입니다.

마우스를 몸에서 멀리 두지 않습니다. 팔을 뻗어 쓰면 어깨와 팔꿈치가 함께 긴장합니다. 팔꿈치가 몸통 옆에 오는 위치가 기준입니다.

팔뚝이 책상이나 팔걸이에 지지되게 합니다. 팔이 허공에 떠 있으면 그 무게를 팔뚝 근육이 계속 버팁니다.

키보드와 마우스의 높이가 팔꿈치보다 높으면 손목이 더 젖혀집니다. 팔꿈치 높이와 같거나 약간 낮은 것이 좋습니다.

손목 받침을 쓰신다면 손목을 그 위에 눌러 고정하지 마십시오. 젖힘 각도가 커집니다.

그리고 한 시간에 한 번은 손목을 반대 방향으로 부드럽게 늘려 줍니다. 짧아도 자주가 낫습니다.

바. 진료에서 확인하는 것

저는 통증이 나는 정확한 지점을 짚고, 저항을 주는 검사로 재현되는지 확인합니다. 그다음 목의 움직임에 따라 증상이 달라지는지 확인해 두 원인을 나눕니다.

이어서 어깨와 견갑골, 목의 상태를 봅니다. 어깨가 앞으로 말리고 견갑골이 벌어진 자세에서는 팔뚝 근육이 더 많은 일을 하게 됩니다. 팔꿈치는 결과가 나타나는 자리이지 원인이 시작된 자리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힘줄 문제는 회복이 더딥니다. 몇 주가 아니라 몇 달을 봅니다. 통증이 줄었다고 바로 부하를 원래대로 되돌리면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단계를 밟는 편이 결과적으로 빠릅니다.

완전히 쉬는 것도 답이 아닙니다. 힘줄은 적절한 부하를 받아야 회복되는 조직이라, 통증이 심하지 않은 범위에서 손목을 쓰는 연습을 함께 가져갑니다.

자주 묻는 질문

팔꿈치 보호대를 차면 도움이 되나요

팔뚝에 두르는 밴드는 힘줄이 붙는 자리에 걸리는 장력을 분산하는 목적으로 쓰입니다.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근본 원인을 바꾸지는 않으므로 작업 환경 조정과 함께 가야 합니다.

파스를 붙이고 계속 일해도 되나요

통증을 가리는 것과 회복은 다릅니다. 통증이 줄어든 상태에서 같은 부하를 유지하면 손상이 누적됩니다. 자세와 환경을 조정하지 않은 채 버티는 방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물건을 집어 들 때 팔꿈치 바깥이 시큰하다면, 어디에서 힘이 걸리는지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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