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한 군데가 아니라 여러 군데입니다
오십 대 여성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해서 주먹이 잘 안 쥐어지고, 무릎도 시큰하고, 어깨도 결린다고요. 다친 적도 없는데 비슷한 시기에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했다고 하십니다.
한 관절을 다쳐서 아픈 것과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여러 곳에서 동시에 시작되었다면 전신적인 변화를 함께 봐야 합니다.
나. 무엇이 달라지는가
폐경 전후로 에스트로겐이 줄어듭니다. 이 호르몬은 생식 기능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관절의 연골과 힘줄, 인대, 그리고 통증을 느끼는 감각에도 영향을 줍니다.
호르몬이 줄면서 관절 주변 조직의 수분과 탄력이 달라지고, 염증에 대한 반응성이 변합니다. 그 결과 예전 같으면 아무렇지 않았을 부하에도 통증이 생깁니다.
같은 시기에 근육량도 줄기 시작합니다. 근육이 받아 주던 힘이 그대로 관절에 실리게 되니 부담이 늘어납니다.
여기에 수면이 얕아지고 열감으로 밤에 깨는 일이 겹치면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더 올라갑니다. 잠을 못 잔 다음 날 더 아픈 것은 기분 탓이 아닙니다.
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나누어야 합니다
이 구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침에 뻣뻣한 시간이 얼마나 가는지를 보십시오. 폐경기 관절통에서는 대개 삼십 분 안쪽으로 움직이면 풀립니다. 한 시간 이상 뻣뻣하고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면 다르게 봐야 합니다.
관절이 붓고 열감이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손가락 마디가 눈에 띄게 부어오르고 만졌을 때 따뜻하며, 양쪽 손에 대칭으로 나타난다면 검사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미열이나 뚜렷한 피로, 체중 감소가 함께 있다면 지체하지 마시고 류마티스 검사를 받아 보시도록 안내드립니다. 이 병은 초기에 확인하는 것이 이후 경과에 영향을 줍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나 비타민 디 부족도 비슷한 증상을 만들 수 있어 함께 확인합니다.
라. 쉬는 것이 답이 아닙니다
아프니까 덜 움직이게 되고, 덜 움직이면 근육이 더 줄고, 근육이 줄면 관절 부담이 늘어 더 아파집니다. 이 순환에 들어가는 분이 많습니다.
이 시기에 필요한 것은 안정이 아니라 근육을 지키는 일입니다. 특히 하체와 엉덩이 근육, 그리고 손의 악력을 유지하는 쪽이 중요합니다.
같은 시기에 뼈의 밀도도 빠르게 줄어드는 구간에 들어갑니다. 관절통을 계기로 골밀도 검사를 함께 확인해 두시면 좋습니다.
마. 진료에서 확인하는 순서
저는 먼저 시점을 봅니다. 언제부터인지, 월경 주기의 변화나 폐경과 시기가 겹치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다음 아침 강직의 지속 시간, 부기와 열감의 유무, 좌우 대칭 여부를 확인해 검사가 필요한 상태인지 나눕니다.
여기까지 정리되면 수면과 열감, 근육량과 활동량, 체중의 변화를 봅니다. 관절만 다루어서는 잘 풀리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여성의 몸을 일곱 해 단위로 변하는 흐름으로 보아 왔고, 이 시기의 관절 증상을 간과 신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근육과 뼈를 기르지 못하는 상태로 읽었습니다. 근육과 뼈를 함께 본다는 관점은 지금의 이해와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호르몬 치료의 여부는 산부인과에서 판단할 사항입니다. 한의 치료는 그것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통증과 수면, 회복력 쪽에서 함께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손가락이 아픈데 류마티스 검사를 꼭 받아야 하나요
아침 강직이 한 시간을 넘거나 관절이 붓고 열감이 있거나 양쪽에 대칭으로 나타난다면 받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경과를 보면서 판단해도 됩니다.
운동을 하면 관절이 더 상하지 않나요
관절에 충격을 주는 운동과 근육을 키우는 운동은 다릅니다. 이 시기에는 근육을 유지하는 쪽이 오히려 관절을 보호합니다. 통증이 있는 범위를 피해 강도를 정하시면 됩니다.
여러 관절이 비슷한 시기에 아프기 시작했다면, 언제부터인지 기록해 오시기 바랍니다. 함께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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