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두 가지 고민이 사실은 하나일 때

생리를 두세 달에 한 번 하고, 남들과 똑같이 먹는데 살은 더 잘 찌고, 잘 빠지지도 않는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별개의 문제로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이 둘이 같은 뿌리에서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 세 축 가운데 둘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세 가지 축으로 판단합니다.

첫째, 배란이 드물거나 없어서 주기가 길어지거나 건너뛰는 것. 둘째, 남성호르몬의 영향이 검사 수치나 몸의 변화로 나타나는 것. 셋째, 초음파에서 난소에 작은 난포가 많이 보이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둘 이상이 있고 다른 원인이 배제되면 이 진단을 고려합니다. 세 가지가 다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초음파에서 난소에 물혹이 많다는 말을 듣고 놀라시는데, 이것은 배란을 기다리는 작은 난포들이 여럿 보이는 상태이지 종양이 아닙니다. 반대로 초음파 소견만으로 이 진단이 확정되지도 않습니다.

다. 인슐린이 두 문제를 잇는 자리

이 상태의 상당수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함께 관찰됩니다.

인슐린이 잘 듣지 않으면 몸은 더 많은 인슐린을 내보냅니다. 그런데 높은 인슐린은 난소에서 남성호르몬이 더 만들어지도록 자극하고, 간에서 성호르몬을 붙잡아 두는 단백질을 줄여 활성 남성호르몬의 비율을 높입니다. 그 결과 배란이 어려워집니다.

동시에 높은 인슐린은 지방을 저장하는 쪽으로 대사를 밀어붙입니다. 살이 잘 찌고 잘 안 빠지는 체감이 여기서 나옵니다.

주기 문제와 체중 문제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같은 축에 걸려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체중이 조금만 줄어도 주기가 회복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라. 먼저 배제해야 하는 것들

주기가 불규칙한 이유는 여럿입니다.

갑상선 기능의 이상, 유즙분비호르몬의 상승, 부신에서 유래한 호르몬 문제, 급격한 체중 변화나 과도한 운동, 심한 스트레스가 모두 비슷한 양상을 만듭니다. 그래서 진단 전에 이런 원인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 검사는 산부인과와 내분비 진료 영역이므로, 주기가 석 달 이상 건너뛰거나 갑자기 크게 달라졌다면 그쪽 확인을 먼저 받으시도록 안내드립니다.

마. 진료에서 함께 보는 것

저는 주기 기록을 먼저 봅니다. 몇 달째인지, 언제부터 달라졌는지, 그 시기에 체중이나 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다음 대사 쪽을 봅니다. 허리둘레, 목 뒤나 겨드랑이 피부가 두껍고 어둡게 변했는지, 식후 졸림과 단 음식 갈망이 있는지, 수면이 어떤지입니다. 이 신호들은 인슐린 저항성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월경이 드물어지는 상태를 하나의 이름으로 묶지 않고 담습이 정체된 유형, 기혈이 부족한 유형, 간의 소통이 막힌 유형으로 나누어 접근해 왔습니다. 이 구분은 지금도 유용합니다. 체중이 함께 늘어난 분과 오히려 마른 분에게 같은 방식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임신을 계획하고 계신지에 따라 방향이 크게 달라지므로, 상담 때 그 부분을 먼저 말씀해 주시면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살을 빼면 생리가 돌아오나요

체중과 대사 상태가 관여하는 경우에는 체중이 조금만 줄어도 주기가 회복되는 사례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다만 모든 경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마른 체형에서도 이 상태가 나타날 수 있어 원인 확인이 먼저입니다.

초음파에서 난소에 물혹이 많다고 들었는데 수술해야 하나요

여기서 말하는 소견은 배란을 준비하는 작은 난포들이 여럿 보이는 상태이며 제거 대상이 되는 종양과 다릅니다. 소견만으로 진단이 되지도 않으므로 호르몬 검사와 주기 기록을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주기가 불규칙하면서 체중 관리가 유독 어렵다면, 두 가지를 따로 보지 말고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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